뽑고 싶은
디자인 포트폴리오란
무엇일까?
흥미를 느끼는
웰메이드 포트폴리오에 대하여
웰메이드 포트폴리오에 대하여

3줄 요약
- 1년에 1,000개 이상의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스프레드웍스의 정은우, 오이담 대표는 입을 모아 말합니다. ‘디자인은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라고요.
- 신입 디자이너에게 기대하는 기준은 명확합니다. 감각보다 설계, 스타일보다는 스토리. 결국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맥락을 정확하게 짚는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 “왜 저렇게까지 고민했을까?” 시선을 멈추게 만든 디자인 포트폴리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문제 해결에 대한 집요함, 맥락을 읽어내는 시선. 지금부터 실제로 ‘함께 일하고 싶었던’ 포트폴리오의 기준을 스프레드웍스의 언어로 풀어봅니다.
디자인 포트폴리오
1년에 1,000개 넘게 봐요.
스프레드웍스 채용 경쟁률 평균 320:1. 수많은 지원자 중 단 한 명만 채용하는 스프레드웍스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는 어떤 사람일까요? 정은우, 오이담 대표는 신입 디자이너에게 기대하는 역량으로 ‘디자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건 바로 문제를 집요하게 들여다보는 태도라고 하는데요.
“왜 저렇게까지 고민했을까?” 시선을 멈추게 만든 디자인 포트폴리오에는 늘 이 질문이 따라붙었습니다. 그리고 합격 포트폴리오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었죠. 지금부터 스프레드웍스가 실제로 ‘함께 일하고 싶다’고 느꼈던 합격하는 디자인 포트폴리오의 기준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Q. 디자인 포트폴리오, 잘 만든 것과 뽑고 싶은 건 다르다고 하셨죠. 그 기준이 뭔가요?
정은우 대표(이하 은우): 경력직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예쁜 작업보다, 실제 실무 경험이 담겨 있는지를 봐요. 이 사람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클라이언트와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팀 안에서 어떤 태도로 일했는지를요. 그런 내용이 디자인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 안에 드러나 있으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가죠.신입 디자이너는 조금 달라요. 경력이 없으니까, 그 사람의 취향이나 시선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보게 돼요. 그래서 아르바이트 경험도 유심히 봐요. 어디서 일했는지보다, 어떤 문화나 환경 속에 있었는지가 더 중요해요. 본인의 스타일을 어떻게 쌓아왔는지, 어떤 환경 속에서 취향이 만들어졌는지를 보려고 해요.
Q. 신입 디자이너를 볼 땐 어떤 포트폴리오가 눈에 띄나요?
은우: ‘웰메이드 포트폴리오’라고 하는데요. 평균적으로 4~6개 정도의 작업이 담겨 있고, 전체적으로 말끔하고 과하지 않으며, 정돈된 구성으로 되어 있는 포맷이죠. 그런데 사실 그런 디자인 포트폴리오는 굉장히 많아요. 1년에 1,000개 넘게 보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다 비슷하게 보여요. 잘 만들었네 싶긴한데, ‘이 사람과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진 안 들거든요. 거기서 한 끗이 필요한 거예요.Q. 그 한 끗은 뭐라고 보세요?

1. 집요함이 보이는 디자인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를 보다 보면 ‘이 사람, 왜 이렇게까지 파고들었지?’ 싶은 작업이 있어요. 단순히 예뻐 보이는 결과물 때문이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태도랄까. 프로젝트 설명 방식, 구성 흐름, 클라이언트와 주고받은 커뮤니케이션까지 이 사람이 어디까지 고민하고, 어떻게 끝까지 물고 늘어졌는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있거든요. 그럴 땐 ‘아, 이 사람은 같이 일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오죠. 믿고 맡길 수 있겠다 싶은 거죠.
2. 개안(開眼)되는 디자인 포트폴리오 반대로 첫 장부터 눈이 확 뜨이는 포트폴리오도 있어요.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도 시각적으로 딱 ‘탁’ 오는 비주얼이 있거든요. 레이아웃이든 이미지 구성 방식이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보는 사람의 흐름을 설계한 느낌이 나는 거예요. 말하지 않아도 눈이 먼저 반응하는 작업이죠.
Q. 결국 기억에 남는 포트폴리오는 어떤 건가요?
은우, 이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흔적이 있든, 첫 장부터 눈이 번쩍 뜨이게 하든. 둘 중 하나는 확실히 있어야 해요. 그냥 무난하고 깔끔하게 잘 만든 포트폴리오? 그런 건 금방 잊혀져요. 요즘 지원자들 포트폴리오가 다 기본 이상은 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평균적으로 잘 만든 것들이 더 빨리 잊혀지기도 해요.기억에 남는 디자인 포트폴리오는 그 사람만의 시선이 보여요. 왜 이 작업을 했고, 어떤 고민을 했는지. 혹은 어떤 감각으로 만들었는지가 분명하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야 “이 사람은 다르다”는 말이 나와요. 그래야 한 번쯤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요.
소비자 중심 사고를 해야 한다
평소에 관찰하는 습관이 중요한 이유
Q. 결국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건 소비자 중심 사고네요.
이담: 디자인은 ‘팔려야’ 의미가 있는 거잖아요. 팔리는 디자인은 어디서 나오냐면, 전 관찰력이라고 생각해요. 카페를 가도 조도, 습도, 의자 간격까지 은근히 다 보는 사람이 있어요. 올리브영만 가도 “이번 사은품 예쁘다”, “이 브랜드 팝업 잘했더라”, “이 립 패키지 왜 이렇게 바뀌었지?” 같은 걸 유심히 보는 그런 사람이 있거든요. 색조 네이밍 비교하고, 식품 패키지 레이아웃을 유심히 살펴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아요. 아무리 집순이여도 더현대 한 번은 가봤을 거고, 스티커 하나 사도 감각적으로 고른단 말이에요. 그런 ‘관찰력으로 세상과 연결된 사람’, 저는 그런 사람을 눈여겨보게 돼요.Q. 그런데 많이 보기만 하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은우: 맞아요. 보는 양이 많다고 관찰력이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결국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해요. 요즘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보면 유행하는 스타일에 매몰되는 경우가 있어요. 한창 대학에서 유행하던 앨범 자켓 스타일, 요란한 타이포그래피, 에스파 쇠맛 디자인 같은 것들요. 그걸 그대로 따라하는 건 괜찮아요. 다만, 그걸 ‘자기 스타일’이라고 고집하기 시작하면 좀 위험해지죠.Q. 조금 어려운데요.
은우: 쉽게 말하면, 취향보다 ‘시선’을 보려는 거예요. 지금 뭐가 뜨는지, 대중은 뭘 소비하는지, 브랜드는 그걸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세상의 흐름과 맥락을 얼마나 넓게 읽고 있는지가 중요하죠. 그게 없으면 자기 세계에만 갇히기 쉬워요.Q. 어떻게 하면 그런 시선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담: 꼭 큰 돈을 써야 경험이 쌓이는 건 아니에요. 소주만 마셔본 사람 말고, 전통주도 한 번 마셔본 사람. 스타벅스만 가지 말고, 공차도 가보고, 로컬 베이커리도 가보고. 예를 들어 제육볶음을 먹어도 “이 집은 왜 양념을 이렇게 했지?” “접시 플레이팅이 다르네?” 하고 계속 분석하는 태도, 그게 중요해요. 하나를 보더라도 ‘그냥 좋다’가 아니라 왜 좋은지 계속 곱씹어보는 사람. 그게 결국 브랜드 감각, 소비자 맥락, 시장의 언어로 연결되거든요.Q. 호기심과도 연결되는 이야기 같아요.

합격하는 디자인 포트폴리오와
불합격하는 디자인 포트폴리오의 차이
결국 디자이너의 관찰력과 시선이 작업물에 담겨야 눈에 띄는 합격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감각이 뛰어나고 많은 것을 봐왔더라도, 그걸 ‘자기 작업 안에 어떻게 잘 녹여냈느냐’는 또 다른 이야기죠. 이번 챕터에서는 스프레드웍스에 합격했던 포트폴리오와 그렇지 않았던 포트폴리오의 차이를, 각각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보겠습니다.
*포트폴리오 구성은 지원하는 도메인과 업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해당 내용은 스프레드웍스의 채용 철학과 실제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가이드입니다.
✅ 시작부터 눈에 띄는 구성/포맷

✅ 문제 해결력 중심 구성
클라이언트의 니즈, 사용자의 맥락, 채널의 특성까지 읽고, ‘그래서 이렇게 설계했습니다’라는 논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흐르듯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예쁜 결과물’만 나열한 작업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왜 이 작업부터 보여주는지, 왜 이 흐름으로 배치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구성과 톤을 선택했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포트폴리오는 분명 다르게 읽힙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 사람이 어떤 문제를 읽었고, 어디까지 고민하며 설계했는지가 느껴지니까요. 결국 중요한 건 개별 작업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체가 하나의 '설계된 구조'처럼 작동하느냐입니다.
✅ 본인의 대표 분야를 보여주는 프로젝트
웹, 브랜딩, 패키지, 영상 등 어떤 분야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이걸 해보고 싶어요’라는 말보다, ‘이미 이 분야의 감각과 문제 해결력을 가지고 있어요’라는 증거를 보여주는 것. 말보다 프로젝트로 먼저 설득해야 합니다. 크고 복잡한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디테일한 리서치, 사용자에 대한 관찰, 과정을 대하는 태도, 문제를 정의하고 풀어낸 흔적이 담겨 있다면, 작은 작업이라도 충분히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이'보다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업이라면, 아예 넣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단순히 작업 수를 채우기 위해 넣은 결과물은 오히려 포트폴리오 전체의 완성도를 낮춥니다. 실제로는 가장 잘한 작업보다 가장 못한 작업이 인상에 더 오래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고르고 전략적으로 구성하느냐입니다. 선별력과 자기 편집 능력도 디자이너의 실력 중 하나입니다.❌ '트렌드'만 좇은 포트폴리오는 지양할 것
지나치게 유행을 따라간 그래픽은, 면접관 입장에서 “요즘 많이 보던 느낌이네”라는 반응으로 빠르게 넘겨지기 쉽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비주얼은 주목을 끌기 어렵고, 포트폴리오에서 차별성을 만드는 데도 한계가 있죠. 물론 트렌디한 시도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스타일이 브랜드의 목적, 문제의 맥락, 사용자 경험 안에서 설계된 결과물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요즘 느낌’보다는,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가 보이는 작업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 ‘기본기’가 드러나지 않는 포트폴리오
신입 디자이너를 준비하고 있다면, 상세페이지나 카드뉴스 작업은 반드시 포트폴리오에 포함해야 합니다.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가장 많은 기본기를 요구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상세페이지 하나에 담겨야 하는 건 생각보다 많습니다. 레이아웃 구성력, 이미지 편집력, 정보 설계 능력, 시선 흐름에 대한 감각, 브랜드 톤앤매너에 맞는 내러티브까지. 이 모든 요소를 한 화면 안에서 조화롭게 설계해야 하죠. 실제로 실무에서는 이 한 작업만으로도 신입 디자이너의 문제 해결력, 구성 감각, 시각적 판단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세페이지는 작지만 가장 많은 걸 말해주는 작업입니다.

과거의 나를 스스로 깎아내리지 말 것
이담: 디자인 실력은 금방 늘어요. 오래 앉아 있으면 됩니다. 엉덩이의 힘이에요. 진짜 중요한 건,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수습하는지, 거기서 무너지지 않고 회복하는 탄력성이 더 중요하죠. 일희일비 하지 않고, 좌절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금방 일어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진짜 뽑고 싶은 사람은 디자인만 잘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면접에서 뒤집히는 경우도 진짜 많아요. 포트폴리오만 보고는 확신했는데, 막상 이야기 나눠보면 아쉬운 경우도 꽤 있거든요.
결국엔 하루 8시간 이상 함께 일할 사람을 뽑는 거잖아요. '잘 만드는 사람'보다 '잘 맞는 사람' 케미가 괜찮은 사람인지 그걸 훨씬 더 많이 봐요. 함께 일할 때 물을 흐리는지,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지 이건 디자인 실력보다 더 강력한 판단 기준이 되기도 해요.
마치며.
따라서 이어지는 아티클에서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보려 합니다. 디자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스프레드웍스는 어떤 사고력과 맥락 이해, 그리고 어떤 태도를 가진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고 싶어할까요? 다음 아티클에서는 〈디자인보다 중요한 것? — 사고력, 맥락, 태도〉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